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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외국인환자 유치 가치사슬 나누기.비즈니스

디커플링, 외국인환자 유치 가치사슬 나누기.

LEO ·

핵심 요약

  • 외국인환자와 한국 병원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예전만큼의 가치를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 디커플링(Decoupling)은 함께 하던 고객 활동 사이의 연결을 분리하는 것이다.
  • 이때 내가 맡을 수 있는 일은 고객이 받은 답변을 같은 기준으로 정리하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조건을 병원에 물어볼 수 있게 돕는 것이다.
  • 고객이 비교 지원 자체에 비용을 낼지, 병원은 어떤 도움에 대가를 지불할지는 확인해야 할 일이다. 고객이 얻는 도움과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분명해야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다.

한국 병원과 시술 정보를 미리 찾아본 고객이 늘었다. 고객이 중개업체를 찾는 시점에는 이미 병원을 고르는 과정의 일부를 다른 곳에서 거쳤을 수 있다. 외국인환자와 한국 병원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예전만큼의 가치를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탈레스 테이셰이라가 말하는 고객가치사슬(Customer Value Chain)은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르고, 구매하고, 이용하기 위해 거치는 활동의 흐름이다. 고객이 무엇을 찾고,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분석 단위로 본다.

디커플링(Decoupling)은 함께 하던 고객 활동 사이의 연결을 분리하는 것이다. 한 기업을 통해 함께 이용하던 활동 중 일부를 다른 서비스에서 따로 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새로운 사업자가 기존 기업의 모든 역할을 갖추지 않고도 특정 활동을 맡을 수 있다.

고객의 활동은 어떤 가치를 만들고 소모하는지에 따라 살펴볼 수 있다. 테이셰이라와 피터 제이미슨의 연구는 이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 가치창출 활동(Value-creating): 고객이 원하는 편익을 얻는 활동이다. 제품을 직접 써보거나 원하는 콘텐츠를 보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 가치확보 활동(Value-capturing):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대가를 얻는 활동이다. 고객의 상품 대금 지불뿐 아니라 광고 시청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 가치소모 활동(Value-eroding): 고객에게 부담을 주면서 기업의 수익으로도 이어지지 않는 활동이다. 불필요한 이동이나 대기처럼 고객의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는 일을 생각할 수 있다.

제품을 직접 살펴보는 일과 구매하는 일을 나눈 쇼루밍이 한 사례다. 고객은 베스트바이 같은 매장에서 전자제품을 체험하고 비교한 뒤, 아마존 등 온라인 판매처에서 주문한다. 고객은 체험과 구매를 서로 다른 곳에서 할 수 있게 됐고, 매장은 체험을 제공하고도 구매 수익을 얻지 못할 수 있게 됐다.

테이셰이라는 2019년 인터뷰에서 베스트바이의 대응도 설명했다. 제품을 전시해 주는 가치에 대해 제조사로부터 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판매가 다른 곳에서 일어나더라도 매장이 제공한 가치를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였다.

고객이 여러 업체를 이용하면 돈과 시간, 노력이 더 들 수도 있다. 일부 활동을 따로 이용해서 얻는 편익과 그 수고를 함께 따져야 한다. 한곳에서 모두 처리하는 편을 선택하는 고객도 있다는 점까지가 이 이론을 적용할 때 살펴볼 부분이다.

병원 비교 지원을 예약과 나눠 본다

외국인환자 유치에서는 병원 검색, 진료 조건 확인, 예약, 방문 같은 활동을 놓고 볼 수 있다. 나는 그중 병원에서 받은 안내를 비교하는 단계에 먼저 이 관점을 대입해 보고 싶다.

가령 한 고객이 세 곳의 병원에서 안내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한 곳은 진료비만 알려 주고, 다른 곳은 검사나 언어 지원 비용까지 함께 안내했다면 금액만 비교하기는 어렵다. 같은 항목인지, 무엇이 포함됐는지 다시 물어봐야 한다.

이때 내가 맡을 수 있는 일은 고객이 받은 답변을 같은 기준으로 정리하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조건을 병원에 물어볼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비교하는 것은 병원이 안내한 조건이며, 진료의 적합성과 치료 방법은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비교 지원이 병원 예약을 맡기는 조건으로 제공된다면, 두 활동은 한 서비스에 묶여 있다. 비교 지원만 따로 이용하고 예약은 고객이 선택한 곳에서 하도록 설계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해 보는 디커플링은 이 연결을 나누는 것이다.

비교 지원을 받은 고객이 다른 창구에서 예약한다면, 방문 목적과 일정을 다시 설명해야 할 수도 있다. 앞에서 확인한 조건이 예약할 때도 적용되는지 다시 물어봐야 한다면, 고객에게는 절차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내가 맡은 단계에서 정리한 내용이 다음 단계에서도 쓰일 수 있어야 한다. 어느 병원에서 무엇을 확인했는지, 어떤 조건이 아직 남아 있는지 고객이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비교 지원의 가치는 그 뒤에 고객이 얼마나 수월하게 선택하고 예약하는지까지 이어진다.

수익에 대한 질문도 남는다. 병원 답변을 정리하고 조건을 확인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비교 지원은 따로 제공하면서 수익은 특정 병원의 예약이 성사될 때만 생긴다면, 고객을 돕는 일과 내가 돈을 받는 일 사이에 어떤 관계가 생길지 살펴봐야 한다.

고객이 비교 지원 자체에 비용을 낼지, 병원은 어떤 도움에 대가를 지불할지는 확인해야 할 일이다. 고객이 얻는 도움과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분명해야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다.

병원에서 받은 답변을 갖고 온 외국인환자가 무엇을 다시 묻는지부터 살펴보고 있다. 그 질문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어 외국인환자가 예약까지 해야 할 일을 줄일 수 있다면, 거기서 내가 맡을 일과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