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환자 유치를 잘하고 싶어서 만든 블로그
외국인환자 1명 유치에 얼마가 드는가: 유치사업의 CAC외국인환자 유치

외국인환자 1명 유치에 얼마가 드는가: 유치사업의 CAC

LEO ·

고객획득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이란 쉽게 말해 ’한 명의 실제 결제 고객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모든 비용(광고비, 인건비, 영업비 등)’을 뜻한다.

외국인 환자 유치 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의 질문은 보통 한 곳으로 수렴한다.

“어떻게 하면 환자를 더 많이 데려올 수 있을까?”

중개 서비스를 만들든, 해외 마케팅을 하든, 중개 에이전시를 운영하든 ‘트래픽’과 ‘모객 수’에 집중한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환자가 200만 명을 넘으면서 이 시장의 성장에 열광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은 다른 질문을 해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외국인 환자 한 명을 유치하는 데 도대체 얼마가 드는가?”

정확한 액수는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 비싼 것은 확실하다. 나는 이것이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외국인 환자 유치 시장의 이면에 숨겨진 진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비즈니스의 핵심 지표인 고객획득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을 들여다봐야 한다. (정확한 액수는 아직 모르겠지만) 외국인 환자 유치 시장의 CAC가 왜 높은지 한 번 살펴보자.

왜 외국인에게 닿고 설득하는 비용 자체가 압도적으로 큰가 (High CAC)

외국에 있는 누군가에게 한국의 낯선 병원을 알리고, 비행기 표를 끊게 만들고, 실제 수술대나 시술대에 눕게 만드는 과정은 엄청난 마찰력(Friction)을 동반한다.

단순히 광고 배너를 클릭하게 만드는 수준이 아니다. 언어의 장벽, 물리적 거리, 그리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본질적인 ’불신’을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국어 콘텐츠를 만들고, 24시간 CS를 돌리고, 현지 인플루언서나 에이전시에게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국내 환자 한 명을 유치하는 데 드는 마케팅 비용과는 애초에 자릿수가 다를 것이다. 투입되는 리소스는 많은데 전환율은 낮으니 고객획득비용(CAC)이 높은 건 당연하다.

어렵게 데려와도 왜 다시 오지 않는가 (Low LTV)

비즈니스에서 높은 CAC가 정당화되려면, 고객이 평생에 걸쳐 가져다주는 이익, 즉 고객생애가치(LTV, Lifetime Value)가 그보다 훨씬 커야 한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의 절대다수는 단발성 방문에 그친다. 한국에 관광 온 김에, 혹은 시술을 목적으로 한 번 방문해서 결제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그것으로 끝이다. 동네 단골처럼 정기적으로 피부 관리를 받으러 오거나, 지인을 쉽게 데려오지 못한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데려왔는데 한 번의 소비로 관계가 종료되는 구조. 즉, 평생가치(LTV)가 턱없이 낮다는 것이 두 번째 비극이다.

그 한 명마저 왜 온전한 ‘내 고객’이 아닌가

만약 당신이 병원이 아니라 중개자(에이전시/중개 서비스)라면 이 지점이 가장 뼈아플 것이다. 엄청난 CAC를 감수하며 환자를 병원에 넘기고 나면, 그 환자는 결국 ’병원의 고객’이 된다.

환자의 진료기록, 시술 후의 만족도, 다음 방문의 여지는 모두 병원에 귀속된다. 다음에 그 환자가 다시 한국을 찾더라도 나와는 무관한 거래가 일어난다. 비싸게 데려온 고객이, 데려오는 그 순간 내 손을 완전히 떠나는 구조 속에서는 비즈니스의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없다.

높은 획득비용(CAC)과 낮은 생애가치(LTV)가 만나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높은 획득비용, 낮은 생애가치, 고객 소유권 부재가 겹치는 구조 높은 획득비용CAC 한 명당 수십만 원↑ 낮은 생애가치LTV 한 번 오고 끝 고객 소유권 부재기록·재방문은 병원 귀속 한 건으로는 회수 불가진료비가 CAC의 3~4배는 되어야 흑자
높은 획득비용, 낮은 생애가치, 고객 소유권 부재가 겹치는 구조

이 세 가지 사실을 보면 사실 암담하다. 압도적으로 높은 획득비용(CAC)을 턱없이 낮은 평생가치(LTV)로 메워야 하는데, 고객 소유권마저 없으니 적자를 메울 길이 없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각에 의존해서 계산해보면) 외국인 환자 한 명을 유치하는 데 실질적으로 수십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그런데 그 환자가 와서 객단가가 낮은 가벼운 쁘띠 시술이나 스킨케어 하나를 받고 간다면? 건당 수익으로는 결코 획득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 한 건으로 흑자를 보려면 진료비가 CAC의 최소 3~4배는 되어야 하는데, 성형외과의 대형 수술이 아닌 이상 많은 진료과목이 이 허들을 넘지 못한다.

게다가 시장 환경도 예전 같지 않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의 발달로 정보는 너무나 투명해졌고, 이제는 병원들도 자체적으로 다국어 코디네이터를 두고 직접 해외 환자와 소통한다. ’의료기관 정보’와 ’통역’을 해주며 유치 수수료를 받던 중개 비즈니스의 가치는 빠르게 0으로 수렴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계속 이 분야에서 도전하는가

높은 획득비용(CAC)과 낮은 생애가치(LTV)는 매일 아침 출근해 부딪히는 거대한 벽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상황을 정확히 ’문제’로 인식하는 데서부터 진짜 비즈니스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제 나의 목표는 맹목적인 “환자를 더 데려오자”가 아니다. 내가 이 분야에서 생존하려면 아래 질문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 “환자 1명당 획득비용(CAC)을 어떻게 획기적으로 낮출 것인가?” (AI자동화, 오가닉 콘텐츠, 파트너십 등)
  • “어렵게 데려온 환자 1명에게서 어떻게 더 깊고 긴 가치(LTV)를 거둘 것인가?” (귀국 후 사후관리 서비스, 현지 병원과의 연계, 제품(코스메틱) 판매 등)

막연한 장밋빛 미래를 걷어내고, 차가운 엑셀 시트 위의 비용을 직면하는 것.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짜 시작은 바로 거기서부터다.